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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와 스테이블코인이 만났다

작성 2026-10-09 수정 2026-10-09 글쓴이: · 前 애널리스트 現 투자자

지난 10월 7일, 삼성전자는 미국 갤럭시 사용자를 대상으로 삼성월렛에 USDC 송금 기능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10월 마지막 주부터 미국 내 약 8,200만 대의 호환 갤럭시 기기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용자는 별도의 크립토 지갑을 설치하거나 개인키를 직접 관리하지 않고도 USDC를 송금할 수 있습니다. 해외의 호환 크립토 지갑뿐 아니라 60개국 이상의 적격 은행계좌로도 송금할 수 있으며, 은행계좌 수취인은 현지 통화로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8,200만 대는 서비스와 호환되는 기기 수이지, 실제 이용자 수가 아닙니다. 아직 서비스가 출시된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려면 크립토 거래소에 가입하고, 별도의 지갑을 설치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이 복잡한 과정을,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금융 서비스 안으로 가져오려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발표를, 단순한 USDC 송금 기능의 추가보다 조금 더 큰 흐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크립토 시장을 넘어 일상적인 금융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금융서비스의 주도권을 둘러싼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삼성의 크립토 준비는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블록체인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키스토어(Blockchain Keystore)를 도입했습니다. 블록체인 자산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개인키를 스마트폰의 보안 영역에서 보호하고,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도구(SDK)도 공개했습니다. 2021년에는 삼성 블록체인 월렛에서 레저(Ledger) 같은 외부 하드웨어 월렛을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당시 삼성의 접근 방식은, 크립토 거래소나 금융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삼성의 핵심 경쟁력은 블록체인 자체보다 모바일 보안 기술이었습니다. 삼성 녹스(Knox)와 보안 프로세서, 생체인증 등을 통해 개인키 관리와 디지털 자산 접근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후 삼성의 전략은 조금씩 확장됐습니다. 2025년에는 코인베이스(Coinbase) 앱에서 삼성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도록 협력했고, 2026년에는 삼성월렛을 통해 코인베이스 원(Coinbase One)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협력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USDC 송금 기능이 삼성월렛 안으로 직접 들어오게 됐습니다.

이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보입니다. 2019년에는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기술, 2021년에는 외부 크립토 지갑과의 연결, 2025~2026년에는 크립토 거래·금융서비스와의 접점 확대, 그리고 2026년 10월에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제 자금 이동 지원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것이 처음부터 완성된 하나의 장기 로드맵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크립토 관련 사업은, 디지털 자산의 보관과 관리에서 실제 금융서비스와의 연결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삼성월렛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2. 왜 자체 코인이 아니라 USDC인가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삼성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삼성은 USDC를 사용하고, 코인베이스와 배스천(Bastion) 등 전문기업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합니다. 솔라나(Solana)와 수이(Sui)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관련 기술을 제공합니다.

역할을 구분하면 이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갤럭시 생태계를 맡고, USDC는 달러 가치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이며, 코인베이스는 USDC 관련 서비스와 자산 보관 인프라를, 배스천은 규제 준수와 계정 운영·보관·해외송금 인프라를, 솔라나와 수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담당합니다. 삼성전자는 고객의 자산을 직접 보관하거나, 은행·송금업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해당 금융 기능은 규제를 받는 파트너들이 담당합니다.

이 구조는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자산 보관에는 준비자산 관리, 자금세탁방지, 고객확인, 금융규제 준수 등 복잡한 의무가 따릅니다. 삼성전자가 이 모든 기능을 직접 수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소비자가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접점을 확보하고, 필요한 금융 기능을 전문기업들과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금융의 가치사슬이 분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화폐를 발행하는 기업, 거래를 처리하는 블록체인, 자산을 보관하는 금융기관, 고객을 확보한 플랫폼이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합니다. 전통 금융에서는 은행이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직접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에서는 각 기능이 분리되고, 다시 결합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달러를 직접 만드는 대신, 디지털 달러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통로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확인되는 사업 구조에 근거한 해석이며, 삼성전자가 향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3. 진짜 경쟁 상대는 비트코인이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오랫동안 크립토 시장 내부의 결제수단으로 인식됐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거래하거나, 거래소 사이에서 달러를 이동시키거나, DeFi에서 담보자산으로 쓰는 것이 대표적인 활용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경쟁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와 송금에 쓰이기 시작하면, 경쟁 상대는 다른 크립토가 아니라 기존 금융서비스가 됩니다. 대표적인 영역이 국제송금입니다. 전통적인 국제송금은 은행과 중개기관, 환전, 현지 지급결제망 등을 거쳐야 합니다. 국가와 금융기관에 따라 비용과 소요시간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달러 가치를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중개 과정을 단순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에서 USDC를 몇 초 만에 전송하는 것과, 해외 은행계좌에서 현지 통화로 실제 수령하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정입니다. 후자에는 환전, 규제 준수, 현지 금융기관과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실제 수수료와 처리시간도 국가별로 달라집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이 모든 국제송금을 무료이자 즉시 처리할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입니다.

그럼에도 기존 금융기관에는 새로운 경쟁 압력이 생깁니다. 특히 국경 간 송금, 기업 간 결제, 디지털 플랫폼 내부의 자금 이동에서는, 새로운 결제 경로가 기존 서비스의 가격과 편의성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스테이블코인의 의미는 단순히 더 빠른 송금 기술이 아닙니다. 은행계좌 중심으로 설계된 금융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자금 이동 경로가 추가된다는 점입니다.

4. 은행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면 은행이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의 역할은 단순히 돈을 보관하고 송금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은행은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공급하고, 신용을 평가하며, 유동성을 관리합니다. 지급결제와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이 기능을 모두 대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자산을 관리하거나, 스테이블코인과 법정화폐를 교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 고객을 위한 새로운 결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경쟁이 심해지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해외송금 수수료, 외환거래, 결제 중개 등에서는 기존 금융기관이 누리던 수익의 일부가 새로운 사업자에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더 복잡한 문제는 예금입니다. 개인과 기업이 은행예금 대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기 시작하면, 은행의 자금조달 기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예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했다고 해서, 그 돈이 금융시스템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은행예금으로 보유한다면 자금이 다른 형태로 은행에 남을 수 있고, 반대로 단기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면 자금의 흐름은 달라집니다. 어느 나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구입했는지, 기존에 어떤 자산을 보유했는지에 따라서도 효과가 달라집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예금 유출 문제가 아닙니다. 돈이 어느 금융기관에 머물고, 누가 그 돈을 운용하며, 누가 고객과의 관계를 확보하는지가 바뀌는 문제입니다.

5. 달러의 영향력을 넓히는 역설

스테이블코인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달러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약 99%는 미국 달러에 연동돼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자산을 이동시키는 기술이지만, 그 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화폐는 여전히 달러인 셈입니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역설이 있습니다. 탈중앙화 기술이 오히려 달러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국 통화가 불안정한 국가의 개인이나 기업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다면, 미국 은행계좌를 직접 개설하지 않고도 달러 가치에 연동된 자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요가 늘어나면, 달러화가 기존 금융시스템 밖에서도 확산될 수 있습니다.

미국 국채시장과의 연결도 중요합니다. USDC 같은 준비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유통되는 토큰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 등을 보유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유통량이 늘어나면 준비자산에 대한 수요도 늘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새로운 달러 수요가 발생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이어진다면, 미국 단기국채 수요가 간접적으로 증가하는 경로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어난다고 미국 국채금리가 반드시 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달러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에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이라면 순증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발행사의 준비자산 구성에 따라서도 효과가 달라집니다. 그럼에도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의 통화체제와 점점 더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국가에도 중요한 정책적 과제를 던집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저축과 결제에 널리 쓰이면, 자국 통화에 대한 수요가 줄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전달되는 경로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논의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이런 국제적 변화와 분리해서 볼 수 없습니다. 단순히 국내에서 원화 토큰을 발행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결제시장에서 원화와 국내 금융기관이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6. 삼성의 진짜 경쟁 상대

여기서 다시 삼성전자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이번 USDC 도입을, 단순히 삼성과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사이의 기능 경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지갑은, 결제카드와 은행계좌를 보관하는 기능을 넘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그 안으로 들어오면, 디지털 지갑은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됩니다. 기존에는 카드사와 은행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였다면, 앞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과 전통 금융서비스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월렛이 경쟁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상대는 다양합니다. 애플페이와 구글월렛 같은 모바일 지갑 플랫폼, 페이팔 같은 결제사업자, 코인베이스 같은 크립토 금융기업, 그리고 기존 은행과 카드사까지 모두 관련됩니다.

다만 현재 발표만으로 삼성월렛이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얼마나 서비스를 이용할지, 기존 송금서비스보다 비용과 편의성이 뛰어날지, 각국의 금융규제가 얼마나 허용할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가진 장점은 분명합니다. 이미 대규모 스마트폰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고, 생체인증과 모바일 보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월렛이라는 금융서비스 접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때, 이용자에게 별도의 앱 설치나 복잡한 지갑 설정을 요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시대에는, 가장 뛰어난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가 그 기술을 가장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기업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7. 성공하면, 블록체인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발표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보는 부분입니다. 삼성월렛 사용자가 해외에 있는 가족에게 USDC를 보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에서 송금할 금액과 수취인을 선택하고, 생체인증을 거쳐 송금을 완료합니다. 그 과정에서 솔라나인지 수이인지, 블록체인 수수료가 얼마인지, 개인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까지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용자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 안전하고 빠르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기존 서비스보다 저렴하고 편리한지입니다.

이것은 인터넷의 발전 과정과도 비슷합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때, TCP/IP 프로토콜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블록체인 투자자들이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사용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해당 블록체인의 네이티브 토큰 가치가 자동으로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블록체인이 처리하는 거래가 늘어도 거래당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고, 경제적 가치의 상당 부분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나 금융서비스 제공자가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과, 특정 블록체인 토큰의 가치 상승은 별도로 분석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거래량 자체보다, 그 거래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가 어디에 축적되는지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대중화가 성공할수록, 블록체인은 사용자에게 자연스레 스며들 것입니다. 이제 블록체인이 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8. 미래를 결정할 세 가지 조건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규제와 신뢰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와 같은 가치를 유지하려면, 충분하고 안전한 준비자산, 상환 가능성, 자산 보관과 관련된 신뢰가 필요합니다. 둘째는 실제 사용처입니다. 거래소 안에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것만으로는 대중적인 금융서비스가 되기 어렵습니다. 해외송금, 전자상거래, 기업 간 결제 등에서 기존 방식보다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해야 합니다. 셋째는 유통망입니다. 사용자가 별도의 크립토 서비스를 찾아가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쓰는 금융 앱과 플랫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삼성월렛의 USDC 도입은, 이 가운데 세 번째 조건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 발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디지털 달러의 경쟁, 이제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의 USDC 도입이 당장 은행이나 카드사의 역할을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초기 서비스는 미국의 적격 사용자로 제한되고, 실제 사용 규모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초기의 스테이블코인은 크립토 거래를 위한 달러였습니다. 이제는 해외송금과 결제, 금융서비스를 연결하는 디지털 달러로 활용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은행의 역할과 수익구조가 달라질 수 있고, 미국 달러의 국제적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으며, 새로운 금융 플랫폼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보다, 소비자가 디지털 자산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상당히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의 역사를 보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금융기관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대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바뀌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한 기업과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 사이에서 가치가 재분배됐습니다. 스테이블코인도 비슷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느냐뿐 아니라, 누가 그 스테이블코인을 사람들이 매일 쓰는 금융서비스 안으로 가져오느냐에서 벌어질 것입니다. 삼성월렛의 USDC 도입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본 글의 발표 내용과 수치는 2026년 10월 7일 삼성전자 발표와 관련 보도를 기준으로 하며, 실제 출시 일정과 서비스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정보 공유를 위한 것이며, 특정 자산에 대한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이 글에서 다룬 종목
데이터 출처 · 삼성전자 발표(2026년 10월 7일) · 국제통화기금(IMF) 자료 · 국내외 언론 보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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