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YO 구루 탭을 보다 보면 한 사람만 시간이 멈춰 있습니다. 마이클 버리입니다. 다른 구루들이 2026년 1분기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동안, 그의 자료는 2025년 3분기(9월 30일)에서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데이터 오류가 아닙니다. 이 멈춤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이고, 동시에 13F라는 공시 제도가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감추는지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1. 팩트 — 2025년 3분기 이후 13F가 없다
먼저 사실 확인부터 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 시스템 EDGAR에서 버리의 운용사 사이언 자산운용(Scion Asset Management, CIK 1649339)의 제출 이력을 직접 조회해 보면, 가장 최근 13F는 2025년 11월 3일 제출된 2025년 3분기(기준일 9/30) 보고서가 마지막입니다. 그 이후 나왔어야 할 두 건 — 2025년 4분기(제출 기한 2026년 2월)와 2026년 1분기(제출 기한 2026년 5월 15일) — 은 둘 다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두 기한 모두 이미 지났습니다.
2. 이유 — 폐업이 아니라 '등록 해지'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운용 자산이 1억 달러 밑으로 떨어져 공시 의무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입니다. 13F는 운용 자산 1억 달러 이상인 기관에만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에 나올 법한 해석입니다. 하지만 보도된 사실은 다릅니다. 사이언은 자산이 쪼그라들어서가 아니라, SEC 등록 자체를 자진 해지(deregister)했습니다(CNBC 등 2026년 상반기 보도 기준). 등록된 투자자문사가 아니게 되면 13F 제출 의무도 함께 사라집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2025년 3분기 보고서에는 팔란티어(PLTR)와 엔비디아(NVDA)에 대한 대규모 풋옵션이 담겨 있었습니다. 시장을 향한 강한 하락 베팅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그는 공시 제도의 밖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3. 그는 사라진 게 아니라, 채널을 옮겼다
중요한 것은 버리가 투자를 그만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지금도 대단히 활발합니다. 다만 무대를 유료 뉴스레터로 옮겨, 자신의 포지션과 견해를 스스로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6년 6~7월에도 엔비디아·테슬라·마이크론·캐터필러 등에 대한 공매도 견해를 밝혔고, 반대로 일부 종목에는 매수 포지션을 더한 것으로 전해집니다(CNBC·Electrek 등 보도 기준). 특히 팔란티어에 대해서는 고평가를 지적하며 '모래성'에 빗댔고, 이 발언이 보도된 다음 날 팔란티어 주가는 하락했습니다(2026년 6월 언론 보도).
즉 그의 생각은 오히려 더 직접적으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단지 그 내용이 13F라는 그물에는 걸리지 않을 뿐입니다. (개별 포지션의 구체적 수치는 그의 유료 채널에 속하므로, 이 글에서는 언론에 보도된 방향성 수준으로만 다룹니다.)
4. 13F가 애초에 보여주지 않는 것
버리의 사례는 13F라는 제도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냅니다. 우리가 구루의 '포트폴리오'라고 부르는 이 자료는, 사실 시장의 일부만 비추는 손전등입니다.
- 분기 말 스냅샷일 뿐입니다. 최대 45일 늦게 공시되므로, 지금 보는 그림이 이미 4개월 가까이 지난 것일 수 있습니다.
- 공매도는 아예 잡히지 않습니다. 13F는 미국 상장 주식의 '롱' 보유와 옵션을 신고할 뿐,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는 대상이 아닙니다. 버리처럼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의 진짜 그림은 여기에 담기지 않습니다.
- 풋옵션이 '보유'처럼 보입니다. 13F는 풋옵션을 기초자산의 명목가치로 신고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버리가 남긴 팔란티어 풋은 숫자만 보면 거대한 '보유'처럼 읽힙니다. 실제로는 하락 베팅인데, 대량 매수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5. 그래서 '구루 추종'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정직하게 말하면, MOSAYO의 구루 탭을 포함한 모든 13F 기반 서비스는 이 한계를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이 탭은 '이 사람을 따라 사고팔라'는 신호가 아니라, 거장들이 분기 말에 어떤 롱 포지션을 들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스냅샷입니다. 버리의 멈춘 자료는 그 한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기에, MOSAYO는 그를 탭에서 지우기보다 '왜 멈췄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편이 더 정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버리가 최근 향하고 있는 방향 — AI·반도체 밸류에이션에 대한 회의 — 이 옳은지 그른지는 이 글이 판단할 몫이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컨트래리언의 생각을 이제 13F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이야말로, 공시 데이터를 읽을 때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되묻게 합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언급된 인물·기관의 포지션은 SEC 공시(EDGAR) 및 언론 보도(CNBC, Electrek 등, 2026년 6~7월 기준)에 근거한 사실 전달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